우리집안의 신: 측간신, 변소가 무서운 이유

제주도에서 전해오는 ‘문전본풀이’를 보면, 나쁜 계모가  생모를 죽이고 아버지 남선비를 꼬득여 그 아들들 마저 죽이려다 실패하자 변소에서 목을 메어 자살을 한다. 아들들은 못 된 계모의 시신을 조각조각 분산하여 다른 생물로 화신시키는데,  그 중에서 두 다리를 변소의 발 디딤판을 만들고, 몸체는 빻아 모기를 만든다. 죽은 시신의 다리를 밟고 앉아 볼일을 본다니 허걱….이다.

문전본풀이’ 신화의 특징은 가족 구성원 중 하나하나가 집안의 어떤 특정한 공간을 각기 하나씩 차지하는 신이 되고 있다. 남자는 바깥과 연결되는 문쪽으로 여자는 안쪽으로. 아버지는 올레 주목 정찰지신, 어머니는 부엌의 조왕신, 첩은 측간신, 일곱 아들은 동·서·남·북·중앙과 뒷문 앞문을 지키는 신들로 좌정하고 있다. 조왕신과 측간신은 사이가 좋지 않아 가장 멀리 떨어져 지었고, 측간의 돌멩이 하나, 나무 하나라도 부엌으로 가져오지 않으며, 부엌의 물건 역시 측간에 가져가지 않는 관습이 생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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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신, 측간신, 변소각시…라고 불린다.

이 측신은 매우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것 같다. 집안 신들 중에서 가장 성격 안 좋고 더럽지만 무시했다가는 해코지를 당할 수 있다. 변소에서 병을 얻거나 사고가 나는 것은 바로 이 신의 소행이라고 믿었다. 옛날 화장실이 깊고 위험하므로 항상 조심해야했던 공간이기에 그랬던 것 같다.

공동묘지였던 곳 위에 학교 화장실을 지었다던가, 누가 빠져죽었다던가…하는 학창시절 괴담도 있었다.

변소각시는 늘 긴 머리카락을 발 밑에 감고 세고 있다가 사람이 갑자기 변소에 들어오면 깜짝 놀라서 세던 머리카락을 뒤집어 씌운다고 한다. 머리카락에 씌어진 사람은 병을 앓게 되는데, 이 측신각시는 놀라서 화가 났다 하면 무당이 굿을 하여도 잘 풀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측신은 늘 변소에 있는 것이 아니고 매월 6일·16일·26일과 같이 6자가 있는 날에만 나타난댄다. 이 날은 측신이 무서워 먹을 것도 적게 먹으면서 화장실을 덜 가고자 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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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지역에서는 측신에게 삼재를 팔기도 했고, 환갑을 넘기기 어려웠던 때이기에 환갑을 넘기기 전 무사하고자 빌기도 했다. 초상집이나 안 좋은 곳에 다녀왔을 경우 변소에 가서 침을 세 번 뱉고 오면 괜찮다고도 한다.

중국에서는 자고신이 있는데 ‘자고’라는 첩이 큰부인의 시기로 변소에 빠져 죽게되는 이야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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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자료찾다가 발견한 웹카툰. ‘변소각시 난이씨’ 다음만화에 연재되었던 것이란다. 무속신화를 알고보니 더 재밌음.

네이버에서 이미지로 검색하면 볼 수 있네요. 무섭게 쓰려고 그랬는데, 이 웹카툰 보니 하나도 안 무섭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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