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해주3, 먼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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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떠난 건물 맞빡에 선명한 글씨로 ‘공가’표시를 해 놓은 것이 무례하게 보이는 이유는 내 자신이 재개발에 대해 부정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멀쩡한 집들이 쓰레기 취급받는 낯선 풍경때문이기도 하다.

보이지 않지만 숫자로 거래되고 있는 금융의 더 높은 가치를 위해 이 동네는 비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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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 아현동 재개발.재건축 2연승”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9월 11일과 12일 서울시 마포구의 아현1-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과 아현2지구 주택재건축정비사어 등에서 잇달아 시공사로 선정되며 재개발, 재건축 분야의 강자임을 입증했다….공격적인 수주활동에 나서는 한편….파이낸셜뉴스 2010.09.13”

2연승이라니, 신기한 제목이라 느낌. 이해하려고 노력해 볼까 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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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돌멩이로 신나게 유리창을 깨고 있었다. 평생 살면서 아무 장애없이 마음껏 유리창을 깰 수 있는 순간은 지금 뿐일 것이다. 그 시원하고 날카로운 소리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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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도 모르는 게 재개발’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댄다. 재개발 과정에 다양한 변수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대다수 재개발지역 주민들은 사업 내막을 모르고 있다. 내가 봐도 머리가 아프다(돈 계산에 둔한 본인으로서는 별루…). 시행사 건설사 재개발 조합이 건넨 사업계획서에 의지할 뿐이다.

그동안 버스를 타고 지나가다 보면 이 밀도 높은 도시에 생뚱맞은 벌거숭이 동산이 한참 보였었다.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아현 3구역은 2009년 5월 조합집행부 비리로 당시 조합장이 구속되고 주민간 갈등으로 사업이 2년 넘게 지연되다가 올해 9월 착공에 들어갔다. 2014년9월 준공된다고 한다.

“사업지연으로 금융비용이 크게 늘어난 데다 조합원 부담률이 과다하게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미분양 우려까지 겹쳐 사업 자체가 존폐위기에 놓였었다. 이에따라 서울시와 마포구, 시공사, 조합 새 집행부는 기존 용적률을 기존 230.8%에서 259.92로 20% 올리고 신설 초등학교 부지를 택지로 전환해 가구수를 종전보다 804가구 늘어난 3867가구로 조정하는 등 계획안을 대폭 수정했다. 또 기존 대형 위주의 설계를 현재의 주택시장 상황에 맞춰 중소형으로 대거 전환해 소형 주택을 533가구로 늘렸다. 파이넨셜 2011.09.05”

아현뉴타운 아현3구역 : 마포구 아현동 633번지 일대, 63,000평 (대단지), 삼성 래미안+대우 푸르지오

25평형 1,190세대 / 33평형 1,481세대 / 43평형 520세대 / 55평형 17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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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필요없는 복덕방과 한창 바쁜 이삿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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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2008년 11월에 찍음.

This work is licensed under a Creative Commons Attribution-NonCommercial-ShareAlike 4.0 International License.

4 Responses

  1. “지역을 개발할 때 주변을 관찰하고, 기존에 살던 사람들을 배제하지 않고 존중했으면 좋겠어요.”
    어떠한 역사도 원주민을 인정해 준 기억이 없는 듯 합니다. 새집에는 새로운 사람이 들어와야 한다는 공식처럼 세상 어디에 새로운 사람이 있을까요? 신생아 말고…. 개발에 눈이먼 돈에 눈먼자들이 많아지는 세상이 슬퍼요. 배려는 바라지도 않아요. 존중!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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