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돈암제일시장

언제부턴가 유명건축물 보러다니는 답사같은 여행이 부담스러워졌다. 학생 때는 주로 고건축 또는 미술관들을 많이 다녔던 것 같다. 학교에서 단체로 가는 건축답사 외에 유명한 건물을 일부러 찾아다닌 적은 없는 것 같다. 지나가다 우연히 마주치면 보는 거지만. 별로 재미를 못 느낀다.   생동감이 없어서인 것 같다. 많이 못 다녔지만 지방에 갈 일이 생기면 재래시장, 다방, 클럽 등을 주로 찾는다. 얼마전엔 여행가려고 3년간 500원 짜리만 모았던 저금통을 도둑맞아서 서러웠다. 나보다 더 없는 인간이었나보다. 부디 잘 쓰시길…. ㅠㅠ

매일매일 물건을 떼오고 흥정하고, 자판을 깔고, 팔고, 자판을 걷고… 같은 일을 무한 반복하면서도 시장은 활기가 있다. 넉넉한 인심이나 저렴한 가격, 재래시장의 가치.. 그런건 잘 모르겠다.

한눈에 보이지 않는 공간, 자세히 들여다봐야하는 구석 공간들, 다양함을 넘어서 복잡하게 이것저것 쌓이고 늘어져있는 모습들이 좋은 것 같다. 뭔가 통제되지 않는 복잡한 것들이 눈에 보이면 정리하려들고 컨트롤하려하려한다. 인간의 본성인지, 디자이너의 본성인지, 관리자의 본성인지…알 수 없다. 홍대앞 놀이터 프리마켓 매대 디자인을 통일한 것과 같은. 오늘은 동대문디자인프라자에서 어떤 분이 포장마차 디자인을 거론하셨는데.. 난 반댈세~! 제발 ㅠㅠ

재래시장을 살리려고 아케이드를 하고 입구마다 커다란 표지판을 붙여놓았다. 프랜차이즈에서 브랜드디자인을 통일하는 것처럼 아케이드가 재래시장의 상징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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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암시장에 찾아갔을 때는 재래시장승인(2005년 9월 7일)으로 경축 프카드를 붙여놓고 있었다.

제대로된 건물도 없이 교차로에 위치한 판자집같은 작은 상자 공간.

 

번듯한 건물을 가지고 공간을 확장한 모습

 

정말 과도하지만 재밌는 풍경이다. 서민의 건축재료 천막천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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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아래 항공사진과 같이 정비된 상태

편리함, 깨끗함, 규칙, 균질함 ,정형, 내부화, 아케이드 vs. 불편함, 난잡함, 복잡함, 비정형, 바깥,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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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타나 밀리오레 같은 쇼핑센터가 수직적이라면 아케이드 시장은 수평적일 뿐 갑갑하고 균질해서 싫다. 균질함이 문제다. 아직도 아케이드시장에 가면 일본시장인 것 같다. ㅡ.ㅡ  난 촌스럽고, 과거지향적이며, 경제개념없고, 비현실적이고, 이상적이고, 낭만주의자고, 이기적이고… 뭐 그래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장단점은 분명히 있다. 어떻게 두가지의 장점을 잘 살리는 방법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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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지길도 그렇지만 일부러 이렇게 외부공간을 살리는 상점도 있는데, 뭐 어떻게 안 될까?

Architect Tsuyoshi Kawata of Japanese studio Tonoma has designed a ceramics market to fill the gap between two buildings in Osaka,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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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에 남는 재래시장 중 하나는 암스테르담에서였는데, 작은 규모의 재래시장이었다. 아케이드 아니었음. 없는게 없었다. 각종 야채과일 식료품, 가공식품부터 시작해서 인형, 신발, 패브릭, 비즈공예재료점, 인형, 원예… 정말 다양하게 섞여 있었다. 전문시장외에 동네의 작은 시장에서는 업종의 다양성을 가졌으면 좋겠다.

이해안 가는 것 중에 하나는 가령 ‘순두부찌게로 장사가 잘 되는 가게가 있으면 그 옆에 또 순두부집을 차리면서 서로 원조라고 우기는 상황. 순두부촌이 되어버림. 주로 음식점이 많이 그렇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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