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Y, 리폼의 세계-프로방시즘

자신의 공간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것 것은 참 좋은 일이다. 아직도 인건비는 저렴하지만 요즘같은 어려운 경제 상황에 기술자들을 한번 불러 뭔가 해볼라치면 항상 예산초과가 되어버리니 스스로 해버리는게 나을성도 싶다. 또 한편으로는 손으로 꼼지락거려서 뭔가를 창조해내는 뿌듯함도 있다. 월세를 살던 자기집을 가지고 있던 좋은 공간에 대한 욕구를 채워나가는 것, 그래서 집안에서 안정감과 포근함을 느낀다면 좋은게지.

‘내 집도 아닌데 뭘 돈을 쓰나, 집을 사면 그때 예쁘게 하고 살아야지.’

‘집을 언제 사려고? 현재의 안정감을 포기하지는 말자.’

개인적으로 후자 쪽이기 때문에 DIY에 관심이 많다. 근래 DIY의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다. 파워블로거라는 사람들, DIY의 주부 디자이너들 사이트들을 보고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대부분 주부들이 많다. 그들의 부지런함과 노력에 감탄을 안 할 수 없다. 직업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하기 힘든 일들을 스스로 해내는 것에 박수를 보낸다. 그런데…

이 아줌마들 다 모아서 프랑스 남부 시골에 모셔가야 할 것 같다. 모더니즘이니 포스트 모더니즘을 떠들어 대는 것처럼, 이 아주머니들 세계엔 프로방시즘이 있는 것 같다. 몇년전 헤이리를 왔다갔다 하면서 근처에 ‘프로방스‘라는  장소에 아줌마들이 열광한다길래 찾아간 적이 있었다.  왜 이런 이상한 풍경을 좋아할까 싶었다. 약간 이국적인데 뭔가 억지스럽고, 조악하고…나는 손이 오그라들던데… 아직도 이유를 모르겠다. 친구에게 물어보니 상업적인 이유라고 한다.

“분명 일본이나 어디서부터 시작해서 들어왔을꺼야”

“그래도 사람들이 좋아하고 찾으니까 그런 상품들이 판매되는 것 아닐까?”

“에이.. 그런 생각은 버려. 기업에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물건들을 만드나? 판매하기 위해서 좋아하게 만드는 거지.”

“그래도 모르겠어.”

사진출처: 프로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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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파워블로거나 주부디자이너들의 작품 사진들을 보면,

나무패널과 파벽돌도 아닌 파벽돌타일 또는 나무 무늬, 파벽돌 무늬를 넣은 비닐시트지들을 붙인다. 원래 가지고 있던 공간이나 재료의 특성들이 무시되고 그 위에 덧붙인 가짜가 여기저기 붙는다. 너무 많이.

리폼엔 스텐실이 있고 영어 또는 불어가 들어간다.  SWEET HOME, MY GARDEN,  1869 COUNTRY HOUSE, 에펠탑 그림과 함께 PARIS FANTASTIQUE, COWBOYS-LEAVE YOUR GUNS AT THE BAR, OREGON 1957 APPROVE No.307459, DAILY MADE FRESH MILK, 코카콜라 로고, 와인박스 로고…와인박스나 콜라 박스들을 가져다가 재활용한 것도 아닌데 그냥 벽에 그런 로고들이 생뚱맞게 있다. 왠지 영어가 들어가야 간지가 나는 건가?

 페인트칠은  ‘워시’라는 단어와 함께 빈티지 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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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프로방스풍이 내 취향이 아니라서 그런것도 있지만, 모든 리폼이 왜? 유럽풍이나 빈티지냐는 거지. 개인적으로 ‘유럽식 고품격 럭셔리’에 트라우마가 있다. 그래서 이런 경향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심하게 반응한다.

특별한 기술이 없이 일반 사람들이 다룰 수 있는 재료가 한정적이긴 하다. DIY에서 주로 쓰는 것들을 보면 대부분 따듯하고 둔탁한 재료들이 많다. 나무, 파벽돌 타일, 천, 페인트도 빈티지처럼 워시페인트나 밀크페인트.. 이 재료들은 모두 따듯하거나 둔탁한 재료들인데 이 둔탁한 재료들을 사방에 그리고 가구에까지 쓰다보면 공간 자체가 답답해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엔진을 단 것처럼 꾸미고 꾸미고 또 꾸미다 보면 절제가 안 된다. 한마디로 절제 좀 했으면 좋겠다.

시원한 느낌을 주는 재료들은 각이 살아있거나 차가운 소재들인데 금속이나 콘크리트..,다루기 힘든 재료들이다. 차가운 소재가 필요할 때는 각이 살아있는 벽돌이나 타일을 쓰고, 금속을 부분적으로 쓸 수도 있다. 금속으로 뭔가 제대로 해볼려면 전문가에게 맡기는 수밖에 없다. 간단한 금속 파이프 용접은 맞춤해주는 인터넷 사이트들이 있다.

그리고 왜 흉내를 내고 가짜로 치장을 하냐는 거다. 그 재료가 가지고 있는 있는 그대로의 질감이나 성질이 있는데 가짜 파벽돌 타일, 가짜 파벽돌 무늬 시트지, 가짜 벽난로, 가짜 창문과 어닝, 가짜 지붕… 유아기 소꿉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아 놔… (흘…혼자 흥분)

대략 현황은 이렇다.

가끔 영화나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외국의 건축자재 파는 대형마켓들을 보면 눈이 똥그래진다. 아직 한국엔 시장성이 없어 생기지 않지만, DIY를 위한 목공방이 근래 많이 생겨난 것처럼 곧 일반인들이 쉽게 살수 있는 대형 건축자재 마켓들도 생기지 않을까? DIY를 위한 인터넷홈쇼핑 사이트들 중에선 현재 ‘문고리닷컴‘이라는 사이트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 같다. 문고리닷컴에서 기본적인 DIY핸드북도 만들었다. 씽크대의 수도꼭지 교체방법, 콘센트 교체, 조명교체, 방문손잡이 다는 방법…. 이 곳에서 파는 것들을 이용하면 단순 DIY를 넘어서 왠만한 건 다 할 수 있다. 그래도 여전히 단순한 작업이상의 만들기에대해선 어떻게 하느냐가 없다. 주부디자이너들 외에 가구, 재료..등 각분야 전문가들과의 교류가 좀 더 필요하다. 아무관계도 없지만 문고리닷컴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인터넷 홈쇼핑을 이용해서 집을 고쳐봤다. 씽크대 문짝 교체, 사이트에서 나무판을 고르고 사이즈를 알려주면 그대로 잘라준다. 씽크경첩 홀까지 뚫어준다. 이건 천호진의 ‘만들고‘사이트에서 가능하다. 천정몰딩, 모서리 45도 각으로 잘라준다. 테이블 다리를 전문으로 제작해주는 사이트에서 책장을 위해 금속 각파이프 용접을 제작주문해봤다. 왠만한 건 다 되는구나 싶다.

존경하는 주부 디자이너님들, 전문가분들… 서로서로 공부 합시다.

 

 

 

This work is licensed under a Creative Commons Attribution-NonCommercial-ShareAlike 4.0 International Lic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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