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식적 건축: 풍류, 닐니리야? 소소한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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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동

아… 어떻게 비닐장판을 지붕으로 이용할 생각을 했을까? 이런.. 사고의 유연함란…

개인영역이 확실한 정자 바로 옆에는 오픈된 평상이 연결된다. 이런.. 공간의 풍요함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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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

쏟아지는 길다란 가지들을 길다란 빗자루와 나무기둥 2개로 떠받쳐서 공간을 만들었다. 한 겨울이라 인적이 없지만 여름엔 바람지나는 길, 의자 놓고 앉아 있으면 시원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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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

지붕을 관통하는 나무. 옹벽을 살짝 넘어 뻗은 바닥. 이 곳에 앉으면 동네가 훤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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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동

겨울 내내 방치되어있었지만, 이제 봄날이니까 슬슬 청소를 시작했을게다. 도봉산 자락 마지막 동네, 등산로 가장 끝집 자락에 만들어진 구조물. 콘크리트로 발라진 실개천이지만 물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산자락 맑은 물 시원한 바람이 어떨지…. 녹색창은 녹색 블라인드로 처리가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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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동

그늘을 만들기 위한 아주 적절한 나무 두 그루, 바위, 맑은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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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동

이 곳에서 200m 떨어진 곳에는 그럴듯한 정자가 있다. 바둑판과 바둑알이 준비가 되어있는 곳이어서 친구와 오목을 두기도 했었다. 이 분들은 이 동네를 빠삭하게 알고 있을텐데 왜 그 정자로 가지 않고 여기 앉아계실까? 옆에 작은 쌈지공원이 있지만 모두 정원수로 꽉꽉채워져 있고 벤치나 다른 시설이 하나도 없다. 그런데도 어르신들은 의자를 갖다 놓고 삼삼오오 모여 앉아계시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그래서 생각해봤다. 정자와 이 곳의 차이가 뭘까?

길과 면해있다.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볼거리가 많다. 양지다.

정자는 그렇지 않다.

심지어 전문가 연구가들이 모여서 뭔가 만들어내도 의도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 소위 업자들이 찍어내는 정자와 마련한 장소가 아니라 남은 장소에 만들어내는 휴게시설들이라니. 계획과 다르게 발생되는 의외의 활동과 장소들 때문에 새로운 도시이론이 이러네 저러네 그래도 맹신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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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생각이 경로당까지 뻗쳤다. 모든 동네의 경로당을 보진 못했지만 지금까지 내가 본 노인휴게시설을 떠올려봤는데 이런식으로 길로 열린 장소는 보지 못 했다. 길과 건물의 경계가 확실하고 확실히 내부적이었고, 심지어 밖에서 내부가 어떤지 알 수조차 없는 폐쇄성을 띄고 있는 것들이었다. 뭔가 복지시설은 만들어놔야겠는데 마땅한 공간을 급하게 마련하느라 만들어진 것같은 느낌이 드는 건물도 있다. 오래된 건물의 2층에 있거나, 놀이터시설 옆에 창고처럼 생긴긴 건물이거나 골목길 어딘가에 콕박혀있는 건물이 기억난다. 음… 아무래도 내 활동범위가 강북 위주이기 때문에 그럴수도 있다는 생각도 순간 들었는데, 강북은 뭐 그래도 되는건가? 아무튼 좁은 경험의 생각이다.

그러다가 공공건물까지 생각이 뻗쳤다. 공공건물에서 머리아픈 것 중의 하나가 관리. 안전과 관리상의 이유로 폐쇄성을 띄는 건물들. 그러면 관리자를 늘려서 고용도 늘려보는 건 어떤지. 정복입은 관리아저씨들의 경직성도 좀 부드럽게 맛사지 해주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드는 생각들… 주절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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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Responses

      • 건축안내원(Archi-Docent) ‏ @buddyjhs 동네 한 곳 한 곳 마다 자신들의 공간을 만들어 가는 방식이 신선하며 또 그렇게도 할 수 있다는 것에 충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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