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일기, 청와대 앞에서 사진찍는 법 외 몇가지

6월 1일 금요일,   날씨 : 해

해가 좋아서 밀린 빨래를 했습니다. 그리고 텃밭의 잡초를 뽑으면서 빵과 커피로 점심을 해결했습니다.

오늘은 아트선재에서 K님의 전시가 있어서 찾아가보기로 했습니다. 철새협동조합이라니… 이건 또 뭥미? 했습니다.

아트선재로 길을 나서면서, 항상 궁금했던 동네의 집수리 가게에 잠시 들러보기로 했습니다. 항상궁금했는데 왜 이제야 찾아왔을까 할정도로 개인적으로 무척 흥미로운 일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뜻하지 않게 우연한 인터뷰를 한시간가량하게 되었는데 그 이야기는 다음에 포스팅하겠습니다. 두둥.. 커밍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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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협동鳥합’ 전시 및  출판 행사  

철새마을 문화기반시설 조성사업, 건축을 하면서도 전시장에만 가면 건축모형이나 도면 난독증같은 것이 발생됩니다. 한마디로 집중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건축은 얘기 못 하겠습니다. 다만, 박수를 보내는 이유는… ‘지역의 많은 공공건축물들이 탄탄한 준비과정없이 단기간에 지어진 후 운영이 되지 않아 골칫거리가 되는 경우가 많은 현실’에, 공적공간을 느리지만 탄탄하게 계획하는 과정들이 보여서입니다.  짝짝짝..

국토해양부 국토환경디자인시범사업이랍니다. 다른 사업들도 제발 충분한 과정을 거쳤으면 좋겠습니다.

6월 17일까지 아트선재 라운지에서 전시합니다. 찾아가보옵소서.

더 자세한 내용은 http://dropsonata.com/70139385067

그런데 저 새모양 핀, 너무 예쁩니다. 뽑아오고 싶었으나 참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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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선재에서 나오니 삼청동은 참 많이 변했습디다… 여기까지 온 김에 산책 겸  L님의 가게로 향했습니다.

‘청와대를 가로질러 가야지’

청와대 산책이라니 좀 안 어울립니다. 그도 그럴것이 감시자의 시선이 너무 많아서요. 제 앞에는 편한 츄리닝 복장의 중동지역에서 오신 것 같은 아저씨가 걷고 있었습니다. 마치 운동하듯이 걷는 그 분은 길이 꺽어질 때마다 계속 검문을 받아야했습니다. 나는 예쁘고 착하게 생겨서 아무도 잡지 않았습니다.

요즘 제가 꽂혀있는 것이 경비초소인데 청와대 경비초소는 국내 유일 모델입니다. 청와대니까! 그래서 사진을 찍었죠. 찰칵~! 갑자기 삑~~~~~~! 호루라기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많은 주변 감시자들 모두 저에게 주목!하고 있더군요. ㅡ.ㅡ 사진찍지 말라고 경비서던 분이 이야기 하시고, 100M 전방 사복경찰도 이야기 하길래 나름 살인미소 날려드렸습니다.  저~~어기 더 가면 포토존이 있으니 거기서 찍으라고 하시네요.

 

“저… 포토존이 어딘가요?”

“저기요”

“아.. 여기요?”

“이 안쪽에서 찍으시면 됩니다.”

청테이프 붙여 놓은 선 뒤쪽에서 찍어야 합니다. 동그라미 그려져 있는 곳이 포토존입니다.

“저 가드레일 앞에 검은 땡땡이 쭉 붙여 있는 건 뭐죠?”

원래 포토존은 가드레일 경계 안에서 찍도록 되어있었는데 테러방지 차원에서 좀 더 뒤로 밀었다네요. 청테이프 안쪽으로요.

음.. 한 2-3M 정도 되는 것 같은데 카메라 줌렌즈의 발달로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고 뭔가 첨단무기들의 사정거리 기준으로 정해진 걸까? 알 수 없습니다. 당장 그 현장에선 얼마나 웃기고 재밌었는지..  혼자서.  ㅡ.ㅡ

이젠 길에 붙어있는 청테이프만 봐도 웃음이 나옵니다.

포토존 안쪽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경비초소가 참 낯설었습니다. 대부분의 경비초소들은 밖에서 감시자를 볼 수 없고, 감시자만이 밖을 볼 수 있도록 되어있는데 여기는 사방이 다 뚫려있어서, 안과 밖에서 서로서로 파악이 가능한 형식입니다. 청와대라 그런지 파란색바탕에 금색 무궁화가 인상적입니다. 지붕 끝에 금색 봉오리는 뭔가 동남아 조형 같기도 하고…

그때 어떤 사람이 ‘바리케이트!’ 큰 소리로 외치자 어디선가 사람들이 뛰어나와 청와대 앞의 바리케이트를 치우고 차 한대가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다시 바리케이트는 제자리에 놓였습니다. 정말 빠릅니다. 정면에 노랑까망 줄무늬로 3개 놓인 것이 바리케이트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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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호루라기로 주목을 받고 난 뒤에는 모든 것이 조심스러워졌습니다.

“저 경비초소 찍어도 되나요?”

“안되는데요”

“저기 포토존 근처에 있는 경비초소는 찍었는데요”

“그럼 됐지 왜 또 찍으세요”

“아. 얘는 위에 신호동이 달렸어요”

그래서 찍었습니다.

 

감시자들의 시선을 벗어나니 한결 마음이 편했습니다. 뭐라하지 않아도 그들이 보고 있다는 인식만으로도 뭔가 불편하거든요.

그래서 또 갑자기 훅 가서 이중슬릿실험이 생각났습니다. 재밌는 물리학만화 이중슬릿실험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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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운초등학교  근처 어디쯤이었는데… 남원추어탕을 찾아라..’

bar & film 청운동  찾기 힘든 곳에 콕 박혀있는 L님의 가게. 그래서 조용합니다. 지인들과 아늑하게 와인 마시기에 좋습니다. 와인 한잔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얼굴 빨개서 혼자 거리로 나올 생각을 하니.. 차마 못 마시고 걍 커피만. 이 근처에서 제일 오래된 2층 건물을 고쳐서 공간을 꾸몄는데 무너질까봐 공사할 때 애 많이 썼다고 합니다. 쥔장님의 넘치지 않지만 묘한 컬렉션들이 구석구석에 있어서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더치커피를 한잔 마시고 쥔장님과 짧은 수다를 하고 집에 왔습니다.

집에 와서 빨래를 걷으려고보니 늦게 널었는지 아직 덜말라서 건조대에 걸린채로 그대로 들여놨습니다. 뭔가 알찬 하루인 것 같습니다.

오늘의 일기 끝~~!

This work is licensed under a Creative Commons Attribution-NonCommercial-ShareAlike 4.0 International Lic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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