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관찰학회, 토마손 トマソ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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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쯤 @plaide(트위터아이디)님이 사진 한장을 보내셨어요.

“저희동네인데 건물 후면 2층에 달랑 출입문같은 것이 달려있네요. 물론 허공이니 저걸이용해 사람이 나다닐 일은 없겠고… pic.twitter.com/ed4OGqtF ”

가끔 길을 가다가 눈길을 끄는,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재미있는 요소들이 발견되는데 딱히 어떤 말을 갖다 붙여야 할지 모를 때가 있죠. 그런 것들을 ‘토마손’이라 명명한 이야기를 재일교포친구, Sue로부터 재밌게 들었어요.

엄청난 돈을 투자해 일본에 데려온 용병 야구선수 토마손은 경기에 나가지 못하고 벤치에만 앉아있었던 조금은 슬픈 일화가 있는데요, 여전히 존재하지만 무용지물인 것을 희화해서 토마손이라고 불렀대요.

오래전에 들은 이야기라 확인차 전화를 했어요.

J “존재하지만 쓰지 않는 건물의 부분을 ‘토마상’이라며 찾아다니는 매니아층 이야기 했었지? 토마상 맞아?“
S “토마슨 또는 토마손 トマソン 쪽이 맞을 것 같은데? ‘초예술 토마손’이라고도 불리는 예술상의 개념. 창작의도가 존재하지 않는 무용의 것을 보는 시각에서 만드는 예술작품.”
J “일본 용병야구선수 이름을 따왔다고.. 난 그냥 매니아 수준인 줄 알았는데 더 깊이 가는구나.“
S “70년대를 풍미한 예술행위이기도 하지. 책도 몇권 나와있어~”
J “번역은 없겠지..? 요즘 딱 그런게 필요한데.”
S “왜 필요해? 누구한테?”
J “내가 필요해서. 한국동네투어의 문제점에 대해 생각하다가. 그런것에 흥미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서. 즐거움을 가까운 것에서 찾으려는…”
S “그러게, ‘노상관찰 토마손’이라고도 하지. 새로운 시각으로 도시의 변화를 읽기. 한동안 서울에서 그 재미에 빠졌지 ㅎㅎ 토마손은 서로 보고하는 것도 특징이야. 그것들을 정리해서 사진도 함께 책도 냈었지. ‘무용지물, 하지만 온전이 보존되어 있다’는 정의를 지키는 것이 중요해.”
S “토마손 타입도 무용계단, 무용 창, 원폭타입 등 유형마다 20개 정도로 분류하고 있어. 새로운 타입을 발견할 수도 있고 ㅋ”
J “고마워. 나도 자료 좀 찾아봐야겠다.”
S “뭔가 필요하면 얘기해~ 개념 만든 아카세가와 겐페이는 요코하마 우리 동네 출신~”

(이 대화가 끝나고 정확히 5분 후, 또 다른 사회적기업의 친구로부터 토마손에 대한 질문을 받은 Sue. 이런거… ‘공명’인가? 결국 그 공명의 인연으로 다 모이긴 했는데, 뭐가 나올진 모르겠음. 일단 재밌게 놀아보기로.)

토마손의 유형이 여려가지가 있는데 무용지물의 계단에 붙인 ‘순수계단’처럼 웃음을 주는 이름들과 놀이 같은 행위..아니, 정말 놀이. 참 재밌어요. 재밌는 똘아이 사람들. 유희적 모임의 필요성을 느끼는 중.

P1110206토마손의 여러 분류 중에는 흔적도 있어요. 분류 이름은 무시무시한 ‘원폭타입’ 눈에 띄는 것들을 나름대로 이름 붙여서 놀아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이런 흔적들은 상상을 자극하는 요소들이어서 참 좋아해요. 저 분홍색 문이 저리된 사연을 상상하게 하다가, 마치 다른 차원으로 가는 문이라는 환타지를 갖게 되기도 하고, 담에 남아있는 2D 흔적은 붙어 있던 집의  집의 모양을 상상하게 만들다가, 종이인형같은 2D존재들이 살 수 있는 공간이고… 이 배경으로 2D 에니메이션을 만들면 재밌겠다…이런저런…아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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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저래 멋있는 후지모리 아저씨!!

노상관찰학회의 여러 사람 중에 건축가가 있었으니, 2006년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의 일본 커미셔너 후지모리 테루노부. 후지모리의 건축은 일본자체를 관찰함으로써 나온 것 같다.
후지모리 건축은 기둥과 보, 바닥판 등 구조재를 제외하고, 회반죽 바르기, 지붕재 붙이기 같은 일은 아마추어가 한다. 조몽(縄文)건축단은 후지모리 건축의 시공에 참여하는 비전문가들의 모임인데, 연구실 학생들과 노상관찰학회가 주요 멤버이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신석기시대를 뜻하는 ‘조몽‘은 발전된 도구와 공업생산재를 사용하지 않는다. 전문가가 없는 조몽 시대에도 집이 지어졌듯이, 조몽건축단은 비전문가이면서도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약한다. 전문가의 손을 거치지 않더라도, 비록 엉성해 보일지라도 자기 집 보수 정도는 어떻게든 가능하다는 것이다.

001사진출처: http://blog.naver.com/windscape/150132894775

부추가 나부끼는 지붕의 집, 니라 하우스의 주인은 아카세가와 겐페이.

세상에 부추를 이렇게 심다니. 일일히 저 작은 화분을 만들려고 하면 손이 얼마나 많이 갈까도 생각하지만.. 재작년에 텃밭상자에 부추를 심어봤다. 그런데 이게 부추인지 풀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더군. 그래서 몽땅 풀취급을 해버렸던 경험을 생각해보면, 저렇게 키우면 농사-비전문가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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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세가와 겐페이 Akasegawa Genpei

1937년 요코하마 출생으로 화가이자 작가로 활동 중이다.
노상관찰학회 회원, 전위예술가, 하이 레드 센터 등을 거쳐 1981년 [아버지가 사라졌다]로 제84회 아쿠다가와 상을 수상하였다.
저서로는 [동경 노상 탐험기], [超 예술 토마슨], [반예술 앙팡], [라이카 동반], [노상관찰학 입문]이 있다.

 

후지모리 데루노부 Terunobu Fujimori
1946년 일본 나가노 현(長野縣)에서 태어났다. 일본을 대표하는 건축사가이자 건축 디자이너.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근대 건축의 조사와 연구에 힘썼다. 그 후에는 아카세가와 겐페이(赤瀨川原平), 미나미 신보(南伸坊) 등과 함께 ‘노상관찰학회(路上觀察學會)’를 발족했다. 건축 작품으로는 <진초칸모리야(神長官守矢) 사료관(史料館)>, <민들레 하우스>, <부추(니라) 하우스>, <아키노후쿠(秋野不矩) 미술관>, <다카스키앙(高過庵)> 등이 있다. 1997년에 일본예술대상을 수상했고, 2001년에는 <구마모토(熊本) 현립 농업대학교 학생기숙사>로 일본건축학회상을 수상하였다. 저서로는 『메이지(明治)의 도쿄(東京)계획』(마이니치출판문화상 수상), 『건축 탐정의 모험-도쿄 편』(산토리학예상 수상), 『일본의 근대 건축 상ㆍ하』, 『천하무적 건축학 입문』 등이 있다.     출처: 『인문학으로 읽는 건축 이야기』의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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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정순영(2008), 후지모리 건축과 노상관찰 전시회 리뷰, 建築 vol.52 No.3 (대한건축학회)  

2006 베니스 비엔날레 일본 전시회 사이트   http://www.operacity.jp/ag/exh82/e_index.html

vmspace 2012/07/25 미래소년 ‘테루보’의 신나는 건축 모험
http://www.vmspace.com/2008_re/kor/sub_emagazine_view.asp?category=architecture&idx=1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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