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 이씨의 공간

위치 : 연남동

규모: 방3, 거실, 주방, 화장실, 다용도실 (약 20평 )

월세 : 40만원 / 6000만원

입주자: 40대 1인 (하는일: 문화예술기획)

거주기간: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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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 옷방이야

 

홍 : 옷방도 다 찍어, 다 까발릴 거야.

 

이 :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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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방

 

홍 : 되게 잘해놓고 산다

 

이 : 뭘 잘해놔. 제대로된 배치가 없잖아. 다 어디서 주워온… 난 가구를 산 게 없어, 하나도. 이거 J가 미국 갈 때 준거. 벌써 10년 됐어. 너무 디테일하게 찍는데.. 청소 좀 할 걸 그랬다.

 

홍 : 이정도가 딱 좋아. 너무 깨끗하면 재미없어.

 

이 : 그런 사람 있잖아. 결벽증. (옷방)불 안 켜져.

(가스렌지를 찌든 기름때를 열심히 닦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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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홍 : 청소 안 해도 돼. 하하하

 

이 : 찍을까봐

 

홍 : 안 된단 소리는 안 하네. 되게 정리 잘해놓고 사는 거야.

 

이 : 생각난 김에。 몇일전부터 청소해야겠다고 했는데…너무 디테일하게 찍는 거 아냐, 이런 건 좀 멀리 해서.. 정말 디자인하는 그런 사람들 집 좋지 않아? 건축가나..?

 

홍 : 아냐.. 이 약을 다 먹는 거야?

 

이 : 먹으라고 누가 준건데.. 먹어야되는데 안 먹고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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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책책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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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서재로 쓰고 있음.

 

홍 : 이 집에 살면서 제일 좋은점이 뭐야?

 

이 : …널버~

 

하하하핳하하하

 

라 : 저 얼굴을 찍었어야되는데

 

홍 : 뭐 해가 잘 든다 따듯하다 이런 거보다 넓어서?

 

이 : 내가 밀실공포증 그런건 아니더라도 답답한 거 되게 싫어해. 좀 터진공간 이런걸 좋아하는데 그런 상황이 잘 안되잖아. 살다보면 일을 할 때 늘어놓고 할 수도 있고, 책도 펼쳐놨다 어쨌다… 운동이나 일은 아니더라도 행위를 할 때 인간은 기본적으로 최소면적이 있어야겠다 생각이 들더라고.

 

홍 : 내 말이. 우리 집은 좁아서 행동을 조심해야 돼는거야. 갈 때 이러~게 가는게 아니고 요렇게 가야되는 거야. 집도 그렇고 작업실도 그렇고 거기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어.

 

이 : 햇빛이 잘 안 들어도 그게 장점인거 같아. 햇빛 안 드는게 단점인데 연남동이라는게 여기가 사는 동네다 라는 느낌이 성산동 살 때부터 생성된 거야. 집 알아볼 때부터 …동네라는 느낌이 있어서 답답하면 카페에 갈 수 있고. 밖에 나가서 걸어도 그냥 이상한느낌이 안 들고 활동들을 하니까.

사무실에서 일을 하는게 아니잖아. 햇빛에 대한 결핍같은게 없는거야. 그런데 만약에 집-회사-집-회사 그랬다면 채광면에서는 썩 좋은 건 아닌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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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천장

 

홍 : 집에서 활동을 많이해? 밖에서 많이하나?

 

이 : 넓은 집을 왜 선호했냐면 카페에서 뭘 할 수도 있긴한데 자료들이 좀 있어야하는 거야. 카페는 그 행위가 안 돼. 하나의 화면을 보고 집중하는 행위는되는데.. 난 또 그런 스타일은 아니거든. 글을 쓰더라도 막 쓰는, 문학작품이 아니기 때문에 책을 널어놓고 펼쳤다가 올렸다가 공간하고… 사유하고 행위랑 연결되어있어서 그런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부담이 되더라도.. 이 집을 구한건데..

집 구할 때 이 집 보고난 다음에 반지하 전세를 봤는데 깝깝한거지. 경제적인 걸 생각하면.. 그집을 얻었다면 그동안 저축을 했을 거아냐. 마이너스지만 심리적이나 정서적으로는 답답한게 많이 풀린 느낌.

이 집을 줄일려고하는게 제주도를 왔다갔다하잖아. 작년부터 제주에 공간이 생기고 하니까 공간에서 답답한 느낌은 별로 없는거야.

개인이 사적공간을 크게하는 것은 공적공간이 좁기 때문인 것 같아.

제2의 공간, 제3의공간을 늘리면… 이제 공간을 줄이면 되겠다.

 

홍 : 이 집의 규모가 필요한 것은 자료인 것 같거든. 주로 서울에 있는 시간이 많을거아냐. 제주도는 맘 먹고 내려가야되잖아 앞으로… 나도 작업하다보면 자료 꺼내보고 해야하는데 자료함, 공간이 있어야하는 거잖아.

 

이 : 분류를 하는 거야. 하나는.. 단행본은 누구나 읽을 수 있는 거는 제주도에 서울에서 책이 쌓이면 제주로 보내면 되는 거니까.

자료는 홍대앞책방처럼 다시 또 정리를 해서 지금 K하고 준비를 하고 있거든. 공간을 내려고 하거든. 공간 일부를 잘라서 자료들은 그쪽에 놓는다거나.

아니면 자료들은 문화연대에서 기증을 해서 공유하는 책방개념으로… 넓어야하는 기능들을 다 집안으로 가져온 거잖아. 그걸다 분산하면 나한테 정말 필요한 공간은 저 침대방정도인 것 같아. 옷방 정도 되면 너무 답답할 것 같고. 사이즈가 저 정도 되면 생활하고 하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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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홍 : 어찌됐든 주거 외에, 저만한 방 외에 사무공간이 서울에 또 있어야된다는 이야기네

 

이 : 그렇게 따지면 이정도 공간이 있어야 되는 거야. 옷 두고 하면 13-14평정도는 있어야. 개인이 혼자 생활하기에는 괜찮은 것 같아. 인간이.. 일본처럼은 난 못살겠어. 도저히 못살겠더라고. 뭐랄까 공간면적을 염두에 두고 사는 곳을 생각해야된다는 생각이 들어. 이제 나이가 드니까. 돈 벌려고 뭘 할려고 힘들게 나를 가둬놓고는 못 살겠다. 혼자 살면 한 실평수가 시골에 있다하더라고 20평은 돼야. 생활할 것 같고.

 

홍 : 서울집들이 자꾸 공간을 내부화하는게 서울자체가 밀도가 너무 높으니까. 창문열면 다 보이고 이러니까 내부화를 해서 그 외부시선으로부터 나를 보호해야하는 거야. 그런 심리가 생기는 것 같아.

 

이 : 저기 도둑이 들뻔했고. 아주 안정적인 편은 아니야. 그런 불안한 요소는 있는 것 같아. 엊그제도 연남동 몇군데 돌았거든 괜찮은데 있더라고. 해방촌도 생각하고 있어. 친구들도 있고…
여기 이공간은 단점은 방음이나 이런게 위아래 큰 소리는 없어. 쿵쾅거리는 건 없는데. 층간소음은 되게 없는데 어떤 소음이 있냐면 물 내리는 거나 특히 화장실 라인에서의 소음은 잡지 못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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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과 바닥타일

 

라 : 화장실에서 섹스해?

 

홍 : 아니 파이프소리

 

이 : 그런 소리는 안 들리고, 물소리나 남자가 오줌싸는 소리가 들려. 여기선 잘 안들리는데 침실에서 파이프가 벽에 있는 것 같아. 나는 생활주기가 다르고, 별로 예민하지 않거든. 그런데 예민한 사람은 여기 못 살아. 나는 이런 소리에 둔감한 편인 것 같아. 나도 예민할 때는 이 소리가 막 들려서… 그런 단점이 있지.
여기 있던 사람이 그 소리 때문에 나가지 않았을까. 그런데 나는 별로 그런거에.. 윗 사람들은 아침에 생활을 할 거아냐. 난 그때 푹 자고 있고… 그리고 일찍 자는 것 같아. 내가 저녁에 활동하고 그럴 때 특별한 경우 아니면 겹치지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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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 책장옆 바닥에 자료들이 나란히 나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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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

 

홍 : 침실을 여기 놓은 이유가 뭐야?

 

이 : 넓고.. 책방은 원래 침실쪽에 둘까 그랬어. 빛이 잘 들고 침실만 딱 둘 수 있고 그러니까. 책방이 햇빛이 진짜 많이 들어와. 책방 창문쪽이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는데.. 이 창문은 되게 프라이버시가 없어.
원래는 두 사람이 살까 했었거든. 그런데 책이. 책방이… 차지하면서 대책이 안 생기는 거야.
원래 책방을 침실에 놨었는데 바꾼거야. ㅡ.ㅡ

 

홍 : 저 책을 다..하하핳

 

이 : 몇 번했지. 여기는 햇빛이 안 들어서 옷방을 했고.
같이 했으면 책들 다 없애면서 할려고 하고 했는데.. 책들이 있어서… 2배로 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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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서 바라본 주방. 왼쪽문이 화장실, 오른쪽 문이 옷방

 

홍 : 오랜만에 여유있는 집을 보니까. 너무 좋은 것 같아.

 

이 : 왜 슈퍼맨이 돌아왔다 보니까 다 50평정도 하던데 tv에 나오는 아파트들. 야 진짜 단촐하다 붙박이장으로 다 들어가있잖아. 그러니까 가구들이 다 재미가 없는 거야.

 

홍 : 아파트의 어떤 전형적인 셋팅이 있어.

 

이 : 음. 아파트의 소파하나놓고 tv, 큰 벽면tv하나 놓고…
난 그것도 좋은 것 같아. 작업실 있고 집 따로 있고. 긴장이 있잖아. 딱 구분이 되짆아. 작업을 할려면 나가는 것.

 

라 : 산책하듯이 출근하고 산책하듯이…

얘네는 이걸 디아블로를 몇병이나 수입을 해왔길래 웬갖 편의점마다 다

 

이 : 그러게 디아블로 되게 많아.

 

라 : 국민술이 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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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 국민 포도주. 

그런데 나 감동했어. 어떻게 이렇게 빨리 그려?

 

홍 : 나 건축가야

 

이 : 그러니까. 건축사 딴 사람은 얼마나 빨리 그릴까?

 

홍 : ㅡ.ㅡ

 

라 : 당신 제주집소개 ppt보여줘서 우리도 감동 먹었어.

 

홍 : 역시 기획가야.

 

이 : 나 그 ppt 만드는데 25분 걸렸어.

 

라 : 그러게 생활과 초지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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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

 

홍 : 여기도 책이 있네

 

이 : 책이 도대체 무슨 의미인가

 

홍 : 이렇게 쌓아둘거면..

 

이 : 책을 쌓아두고 머리에 이고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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