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로 방만들기

썰렁한 벽을 좀 나아지게 하려고 그림을 그리거나, 시멘트를 바르거나, 돈이 좀 있다면 타일, 벽돌 등을 붙여볼 수도 있겠지만, 아무리 상상을 해봐도 썰렁한 벽이 만든, 이 썰렁한 공간에, 현재의 썰렁한 예산으로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한국 사람들은 이 썰렁한 느낌을 ‘넓어 보이네’ 라고 받아들이는 긍정의 힘이 있긴 하지만, 그건 우리가 할 말은 아닌 것이고… 결국 가장 저렴한 페인트로 어떻게든 해보기로 했다.

페인트도 각잡아서 입체적으로 칠하면 공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고, 구라를 조금 섞는다면, 여러 개의 방을 만들어서 공간의 밀도를 조절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방을 밀폐의 개념이 아닌 영역의 구분으로 본다면 말이다. 이 썰렁한 공간에 넓어보이면서도 아기자기하게 나뉘어 보이기도 하는 방을 가장 간단하게 만드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실재로 페인트 칠해진 부분으로 이동해보니 영역이 구분된 방(?)에 들어오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공사비>

-재료비 : 페인트 4L 2통, 붓, 로라, 마스킹 테이프 : 40,000원

-인건비 : 도장 기공 1품 : 150,000원

-총합계 : 190,000원

 

paint before1

paint after1
  00P1040511_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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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Response

  1. 아파트 안의 몇군데를 ‘무의 공간’으로 지정하기 시작했어, 정해 둔 장소는 절대 쳐다보지 않기로 하고, 그 안에서는 잠시 존재하기를 멈출 수 있는, 아파트에 존재하지 않는 영역으로 하기로 했지, 첫 번째는 침실의 침대 발치께였단다, 우리는 양탄자 위에 빨간색 테이프로 구획을 표시했어…. 사라지기엔 딱 좋은 장소였어. 우리는 그곳에 거기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절대 그 쪽을 쳐다보지 않았어…. 누구나 가끔씩 그냥 사라져버리고 싶을때가 있잖니….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中에서.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2005년 소설.
    Extremely Loud and Incredibly Close-Jonathan Safran F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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