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사평 가로수길, 골라먹는 재미

 

대부분의 대로가 상가건물들이 늘어서 있다보니 간판 가린다며 잔인할정도로 가지치기를 엄청 해댑니다. 그 나무들이 살아내는 것이 참 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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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촌 입구에서 녹사평역 가는 길, 이 길은 오른쪽이 미군부대이다보니 다행히 그런 푸대접은 받지 않아요. 다른 곳에 비해 가로수가 잘 자라고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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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이 좋은 것은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는 겁니다. 왼쪽에는 비교적 넓은 인도가 있고요. 오른쪽으로 살짝만 가면 이런 오솔길이 나와요. 같은 길인데 분위기가 정말 다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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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가로수가 중요하다는 것을 몸으로 체험하기 좋은 곳이 녹사평역인 것 같아요. 특히, 이 곳 옆에만 지나가면 체감온도가 훅~! 내려갑니다. 풀냄새와 함께.

조선 제26대 왕인 고종(高宗) 때까지만 하더라도 이 일대는 잡초가 무성해 사람들이 거의 살지 않았다. 녹사평이라는 이름은 여기서 유래하는데, ‘푸른 풀이 무성한 들판’이라는 뜻이다. [출처] 녹사평 [綠莎坪 ] | 네이버 백과사전

푸른 풀이 무성한 들판을 상상하니 멋지네요.

그런데 녹사평역은 발명테마역이랍니다. 에디슨을 꿈꿔보라는 안내방송까지 나오던데, 정말 썰~렁하기 그지 없습니다. 능력있는 공간기획자님이 간섭 좀 해주시면 좋겠어요. 지하철 역마다 뭔가 해보려고 부스를 설치해 놓은 것들을 볼 수가 있는데 다 썰렁해요. 작동이 제대로 될리 없다고 생각됩니다. 지하철역은 그 동네를 아우르는 커뮤니티 장소가 될 수 있을텐데. 주민센터는 일년에 한번 갈까말까하고, 지하철역은 매일 몇번을 지나는데 말이죠. 여기서도 공적공간 프로그램에 대해 또 한탄을 하게 됩니다만, 항상 눈에 보이는 시설에만 집중한다는 겁니다. 기획에 필요한 인력, 장기적인 유지관리에 대한 예산….음 이야기 하려니 너무 복잡해지네요. 정부예산을 쓰려면 마음을 가다듬고, 뇌구조를 좀 바꿔줄 필요가 있어서. 이런 이야기는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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