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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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쥔장 아주머니의 아들래미는 종종 컴퓨터로 오락을 하면서 가게를 지켰다. 유유자적 동네형의 전형처럼 보이는 수퍼총각은 손님없는 여름밤에는 길 건너에 앉아 쓰레빠 신은 발을 떨며 담배를 피곤했다. 그 길을 매일 지나다니는 통에 그가 동네친구와 뻔하고 야한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는 소리도 듣게 된다.

 

이 길이 핫한 곳이 되면서 힙하고 싶은 가게들이 들어서고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을 때, 수퍼총각은 엄마가 운영하는 수퍼의 반쪽을 막아서 뭔가를 만들기 시작했다.

 

완성된 반쪽 공간은 맥주파는 펍이었다. 동네 아저씨들이 와서 구경하고 참견하고, 동네 아줌마는 수퍼아주머니에게 “아들하고 엄마하고 나란히 가게를 하고 참 좋네”라고 말 했지만 뭔가 시원하고 유쾌한 감은 없는 축하인사였다. 웃음으로 대답하는 엄마의 표정은 기대 반, 수줍음 반이었다.

 

펍은 너무 작았고, 개방감이 없는데 둔탁한 나무 일색 인테리어는 뭔가 부족해보였다. 손님이 있는 것을 거의 보지 못하다가 최근에야 작은 창너머로 한 팀정도 있는 모습을 보곤 한다. ‘좀 해봐라, 총각.’

 

동네에서 이런 풍경을 보는 것도 얼마 남지 않았는지, 동네수퍼는 사라지고 눈부신 편의점이 채우고 있다. 주인장 성격나오는 제각각 동네수퍼와 메뉴얼대로 조직되는 편의점의 입면과 마이 다르다. 그나저나 편의점은 왜 그리 밝은지 들어서면 눈이 아플정도로 눈부셔.

 

처음 이 동네로 이사왔을 때는 집앞 골목에는 수퍼하나만 있었다. 10시도 되기 전에 닫아버려서 야행성인 나는어두운 골목이 무서웠는데 24시간 편의점이 생기면서 골목이 밝아져서 좀 좋았다. 엄청 큰 조명이 생긴거지. 그러더니 150m 앞에 편의점이 또 하나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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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게는 중고 잡화점이다. 화려한 치장을 한 쥔장언니는 딸래미 둘을 키우는 것 같았는데 까만 흑인피부에 정말 똥그란 눈, 곱슬곱슬 머리가 참 귀여웠다. 자신과 아이들의 물건을 전부 꺼내놓고 파는 것처럼 보이는 가게는 네일아트도 하시고… 지금은 없다.

 

힙하다 못해 새로운 가게가 들어섰다가 금방 문닫고 다른 가게가 들어서는 이 골목은 너무 자주 공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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