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흙에 대한 기억 몇가지

1.2006년엔가 처음 도시농업이라는 말을 들었다. 쿠바사례를 이야기 하면서 친구들이 해보자고 했고 멋모르고 동참하다가 , 집터를 만들때처럼 엄청난 흙이 필요한 것도 아닌데 흙을 돈 주고 사야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지구촌은 우리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막연하게 사방이 흙천지라고 생각했는데 도시에는 흙이 없더라고, 게다가 뒷산에서 흙을 퍼오는 것도 불법이라네. 헐. 흙도 사야되는 것이라는 것을 그 때 처음 알았음. 이러다가 물도 사 먹는거 아니냐 그랬는데 결국 생수를 사먹고 있는 처지가 되었다. 조만간 공기도?

지구는 물과 흙, 공기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구의 모든 것에 일일이 가격을 메겨져서 작은 것 하나도 돈 주고 사게 되었다는 것. ‘모든 것을 돈으로 살수 있어요’와 ‘돈 없으면 모든 것이 안 돼요’는 엄청난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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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예전에 살던 집 앞이 공사장이었다. 작은 소리도 울려대는 골목에서 초여름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자고 있는데 야밤에 드르륵드르륵 소리가 났다. 창문을 밖을 유심히 봤더니 한 아주머니가 공사장 팬스 밑으로 힘겹게 공사장 안의 흙을 긁어내고 있었다. 흙 도둑 아지매. 텃밭에 흙이 필요하셨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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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카를 어린이 흙놀이 프로그램에 데려갔을 때. 커다란 공간에 진흙으로 여러가지 공간을 만들어놨다. 찍찍 미끄러지는 곳, 흙탕물, 찰흙놀이… 아이들이 반 미쳐서 놀더군. 온몸에 진흙을 묻히고 뛰고 미끄러지고… 이 아이들에겐 신천지였을 것. 도시에서 언제 이런걸 해보기나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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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순간의 틈

04월 30일@삼청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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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월 22일@삼청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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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공간을 아스팔트나 콘크리트로 메꾸다보니 지하수는 점점 마르고, 하천도 마르고, 풀도 마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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