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갈 일이 생겼다. 여행하는 기분으로 다녀와야지. 3~4시간 전에 도착해서 돌아다닐 요량으로 시간을 맞췄다.

남원기차역에 내림. 휑함. 최근에 생긴 역사들은 왜 이렇게 휑~한지. 역 앞에 아무것도 없음.

남원역에서 자전거를 빌려준다는 정보를 인터넷에서 보았지만 몇년전 기사라 신뢰가 가지 않았다. 게다가 자전거를 다시 남원역까지 끌고와야하는 의무감을 지고다녀야… 앞 일을 어찌 알고? 포기.

(남원시민의 정보에의하면 남원역에서 자전거대여를 현재도 해준단다.)

 

역 앞에 늘어선 택시를 손쉽게 잡아타고

“세무서쪽으로 가주세요. 기사님, 다방에 가려고 하는데 시내에 다방이 어디 있을까요? 관공서 모인 곳에 가면 있을 것 같은데..”

내리시더니 뒤에 줄서있는 택시기사분께 물어보심. 다방에 잘 안 다니시나 봄. 별 소득 없으셨는지 출발하며 친구분께 전화하심.

버스터미널 근처에 ‘용다방’이 있다는 정보 취득! 용다방, 이름 멋지다. ‘용됐다’, ‘용자’ 이런거.

그러나 다른 분 정보에 의하면

“거기 카페로 바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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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정말 바뀌었어. ‘용용카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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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부터.

계단에 깔린 이것은 인조 잔디 아니고 비닐장판. 잔디실사출력한 비닐장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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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게 가지런히 놓인 화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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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임을 알리는 상징조형물, 커피잔 하나 덩그라니.

향이라도 하나 피워야 할 것 같은 신성함이 스치지만, 손으로 대충 쓴 “오전 8시30분 부터 영업” 푯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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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홀. 남원 같다. 남원시내는 낮고 넓고 한가롭다. 여기도 그런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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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호호… 무려 수족관.

물? 비닐! 이렇게 단순한 이론을 실천하시다니, 아무나 하는게 아님.

재료: 벽돌, 비닐, 박스테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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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방난로. 일본제품인 줄~

5개방향으로 난방이 돼서 오방난로라고 하는데 각각 스위치가 있어서 조절이 가능하다.

이 넓은 공간에 이거 하나로 대략 난방이 가능하다는. 구석에 다른 난방기가 하나가 더 있다.

터미널에서 판소리 감상을 하고 뒤늦게 오신 사장님, 평소 홈쇼핑을 잘 안 하지만 이 제품은 매우 만족, 강추하심.

 

멀티탭 전선을 소파다리에 한 번 묶고, 선반 다리에도 고정해 놓은 모습을 보면 사장님의 정돈 성격을 알 것 같음.

청테이프로 붙였는데 바탕이 초록이라 동색인 것이 재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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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은 프라이버시를 중요시 해서 테이블 별로 칸막이가 있고 옆테이블 손님도 잘 안 보인다. 특히 입구부분 칸막이에는 화분들로 더 높이 시야를 가려서 전체 공간이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는다.

친구들과 같이 갔으면 좋았겠으나 혼자 간 나는 안절부절 심심심심 TV보다가 두리번거리다가 스마트폰보다가 두리번 거리다가…. 대부분의 곳에서 TV시청이 가능함.

그나마 나중에 한가해진 직원분과 수다를 떨 수 있어서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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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판과 설탕

다방, 찻집이 장사가 잘 안 돼서 업종을 바꾸심.

나 같은 젊은 사람들도 쉽게 들어오라고 간판을 카페로 바꾸셨다는 농담(?)도 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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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들이 기계로 내린 커피가 맛있다는 말을 해서 커피기계를 사고 커피값을 500원 올렸다는데

커피기계가 어딨다는 거지? 아… 저거….

(직원 설명이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500원씩이나 올릴 값의 기계는 아닐거같은데…. 올릴 때가 돼서 올렸겠지.)

쨍한 다방커피 마시고 싶어서 들어왔는데 ‘커피메이커’로 내린 밍밍한 커피를 마시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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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쓰레기’잡지에서 본 믿거나말거나 수비학에 따르면 나는 중간에 끼여서 끝까지 살아남는 ‘용자’다.

용자, 용다방에 다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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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뷰 2014년 05월 용찻집

다음뷰 2013년 12월 용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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