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안의 신, 가신신앙 [家神信仰]

무속신앙을 미신이라고 터부시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먼옛날 과거사람들이 무지하여 그리한다며 천시하거나 귀신나온다 무서워하거나. 하지만 겉으로 보여지는 이야기의 뒷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그 이야기 속에서 작은 물건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해 함부로 쓰지 않는 그들의 생활을 볼 수 있다. 과거 사람들에게는 실생활과 관련된 모든 환경요소들이 설화나 우화같은 이야기를 통해 확실한 연결체계를 가진다. 방종한 행동들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구술로 전해진 이야기들일 것이다.

생산과 소비의 연결과정이 ‘기업의 경제적 이윤’이라는 것으로 보이지 않게 되어버린 현재, 생산의 투명한 과정을 알고 소비하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 윤리적인 소비와 같은, 바른 생활을 위한 지침이지 않았을까. 물건도 공간도 반듯하게 쓰자는.

집안의 신들을 모시며 살았던 사람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공간의 소중함을 알았을 것이다.

대청의 성주신, 안방의 조상신과 삼신, 부엌의 조왕신, 장독대의 철륭신, 문간의 문신처럼 집안 곳곳에는 신들이 똬리를 틀듯 좌정해 있었다. 그들은 짬짜미를 하듯 집안 한구석씩을 사이좋게 나눠 가졌다. 이처럼 온갖 신들의 집합소였던 집은 작은 만신전(萬神殿)과 다름없었다.

그렇다고 이런 신들이 마냥 놀고먹는 식객들이었던 건 아니었다. 대청 대들보에 좌정한 성주신은 집 전체의 안녕을 관장했다. 조왕신은 식구들의 등을 따습게 하고 배부르게 했다. 설령 늘 그 일에 성공했던 건 아닐지라도 그렇게 하려고 무진 애를 썼을 것이다. 삼신은 엄마 뱃속을 나와 당신이 시집을 가고 군대를 갈 때까지 지켜봤고, 철륭신은 당신이 군복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올 때까지 함께 했으며, 업신은 집안이 곤궁할 때마다 희망을 접지 말라며 어깨를 토닥였다. 그들은 집안의 지킴이였고, 현재의 고단함과 미래의 꿈을 나눈 동지였다.

이 동지들은 한곳에 오래 산 탓인지 조금씩은 그 집안 식구들을 빼닮았다. 어떤 집의 성주신은 문밖출입이 잦았다. 굿을 해서 달랬고, 귀가를 바라며 점쟁이한테도 가서 자문도 구했다. 어쩌면 역마살이 낀, 풍채 좋은 그 집의 바깥주인과 닮은꼴이었는지 모른다……..계속>>한 지붕 아래서 신들과 살았던 시절이 있었다, 조광철 <광주시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 전라도닷컴


문간의 문신

대청의 성주신

부엌의 조왕신

안방의 조상신과 삼신

업신

장독대의 철륭신

변소각시(측신)

우물에는 용왕신, 도장에는 도장지신, 마당에는 노적지신, 장독대에는 장독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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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의 신 참 많기도 하다.

무속신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하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접한 바로는 신, 자연, 인간, 공간, 사물… 어느 하나도 절대적인 권력없이 서로간의 존중이 있고 협상이 가능한 모습이 재밌다.  (물론 나쁜 일을 저질렀을 땐 끔찍할정도로 잔인한 벌을 받는다. ㅡ.ㅡ 신데렐라의 계모가 언니들에게 유리구두를 신기려고 발뒷꿈치를 칼로 잘랐다는 이야기를 몇일전에 들었다. 옛날 동화는 알고보면 굉장히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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