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풍경, 한강의 매점

서울의 열섬, 뜨거운 한 여름

해질녁이면 매점 주인은 돗자리를 하나씩 깔기 시작한다. 이 매점은 다른 곳보다 넓은 잔디가 있는 장소에 위치해 있어서 참 좋다. 마땅히 널부러져 앉을 곳도 없는 곳에 돗자리가 있다. 시원한 강바람을 편하게 앉아 즐길 수 있을텐데 누가 마다하겠나. 여기에 앉으려면 이 아저씨 매점에서 뭔가를 사다 먹어야될테고, 한번 엉덩이를 붙이면 쉽게 일어나지 않을테니 매상은 계속 올라간다. 누이 좋고 매부좋고. 늦은 밤에 되면 사람들로 차고 넘친다. 돗자리가 모자라다. 휴가철 해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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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올림픽을 앞두고 서울시는 한강변의 노점상을 없애고 대신 한강에 매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20여년간 작은 매점들은 100여개가 되었다 한다. 그러던 것이 2007년 발표된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작은 매점들은 없어지고 세련된 디자인의 편의점들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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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매점들은 노후화되기도 어떤 곳은 지저분하기도 했지만 개인이 운영했던 매점들은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한 기업의 매뉴얼로 움직이는 편의점은 깨끗해지긴 했을지 몰라도 뭔가 재미가 없다.

관리되지 않는 빈 틈이 주는 표정들이 시간이 갈 수록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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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개의 간이매점, 이득영 작 2006

 

 

 

 

 

영화 괴물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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