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공간 이야기

기사스크랩포함 공간에 대한 이야기

아파트와 길 사이

그 광경을 보았을 때 아차 싶었다. 사실 놀랄 것도 없는 일상적인 풍경이다. 몇 해 전 은평구의 달랑 한 동짜리 아파트로 이사 왔다. 입구는 애매한 뒷 마당 같은 곳을 돌아 아파트 뒤 편에 있다. 따라서 애매한 인도를 지나간다.   어느 날 그곳을 지나다 같은 할머니께서 꼭 그 자리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시는 모습을 발견했다.  아파트의 일정 조경으로 자투리 공간에 애매하게 비집고...

어떡하지?

스마트폰 앱중에 선들이 연결되면서 소리가 나는, 음악연주가 되는 앱으로 한동안 잘 놀았다. 이 창문을 보면서 상상하며 즐거웠는데     점점 집주인 맘이 되면서 갑갑해졌다. 어쩔 도리가 없다. 유리와 유리 사이에 끼어들어간 저 막대기들은 손을 댈 수가 없다. 아 답답해….       곳곳에 보이는 현상. 이런 창문 쓰지마요! 보는 사람 힘들어요! .    

행복한 글간

붐비는 퇴근길은 늘상 ‘길’이라기보단 ‘문’의 연속이다. 헤집어 빠져나가는 과정이다.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꺼리는 나로서는 잔뜩 나열된 문들로부터 빨리 벗어나고파 신경이 바짝 곤두선다.  . 지하철역 퇴근문을 분주히 열어제끼던 중의 일이다. 한 할아버지가 지팡이를 짚고 느릿느릿 마주 걸어왔고, 그 문지방을 막 지나 시야가 짠 하고 열렸고,  칙칙한 회색 프레임 위에 금색 글씨 덩어리가 그 풍경의 제목마냥 붙어있었다.  . ‘행복한 글간’ 순간 나는...

효율이 문제다.

묶인 개가 짖는다 잃은 길도 길인지라. . 아, 구 시궁창 문은 이렇구나 하고 알게 되면 또 꺾어서 계단이라. . 아이다 아이다 거의 뭐 절벽이라 올라가면 올라갔지 내려가는 것은 투자대비 효율이 안좋다. . 한켠엔 구 티비가 창문으로 투신하여 처참하게 죽어있다. . 효율이 문제다. . 뻐꾸기 시계 위로 까치가 푸덕댄다.         (사진 @충신동 골목) . . 염지영(etyeomji) 다중인격을 지향한다....

모서리 귀신

5월 16일 집에서 나오는 길이어서 항상 지나게 되는 길, 어느 날 이 아이가 나타났다. 모서리에 맞춰 허리가 꺾여있고, 머리숱도 별로 없어서 불쌍해 보였는데 웃는 모습이 좋았다. 나 혼자 ‘모서리 귀신’이라고 이름 붙이고 집에서 나올 때 들어갈 때, 오가며 한 번도 빠짐없이 하이파이브를 하며 3개월정도 만나니 정이 들었다. 모서리 귀신과 하이파이브를 하려면 비슷한 자세를 취하거나 무릎을 많이 구부려 거의 쭈그려 앉은 자세로...

마녀의 꼬깔모자

쌓아놓은 플라스틱 의자를 박스롤 씌워서 정리 해놓은 모습이 꼬마아이가 상자속에 들어가서 로보트 싸움놀이를 하는 것 처럼 보여서 귀엽워요. . 밤에 집에 가다가 얘를 발견했어요. 마녀가 모자랑 빗자루만 두고 사라져버린 것 같은 상상을 하게 되었죠.   그리고 얼마 후 마녀들이 도로 밑에서 강강수월래를 하고 있나봐요.    

SHIPAI village, Guangzhou

광저우는 한국보다  한참 남쪽에 있어서 난방시스템이 필요없는 도시다. 과일 종류도 많아서 광저우에 있는 내내 새로운 과일을 먹으며 행복했다. 더욱이 숙소앞에 과일가게가 있었는데, 매일 저녁 겉모습이 시들어서 상품성이 없는 과일의 껍질을 까서 모듬으로 만들어 판다. 혼자 먹기에 딱 좋다. . Guangzhou, 광저우 광저우는 엄청나게 무겁고 큰 도시다. 서울이 난개발로 정신없었던 것처럼, 광저우도 정신없이 성장한것 같다. 더욱이 중국은 스케일이 다르다. 우리나라 서울의...

도시, 홍콩과 우산시위

중국에서 페이스북, 트위터가 안 된다는 것을 알긴 알았지만, 구글이나 워드프레스같은 국제적으로 쓰이는 블로그까지 차단되어있다는 것은 이번에 알았다. 이렇게까지 정보를 차단하고 통제하고 있으니 홍콩에서 자치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 홍콩시위가 중국 TV에 나오지 않는 것처럼, 한국의 반정부 시위도 한국 TV에 나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중국현지의 친구, “한국도 그러냐…” 놀라워한다.  “음, 중국만큼 심하진 않지만… 어쩌구저쩌구… ” ㅡ.ㅡ   광저우는 중국 남쪽에...

페인트로 방만들기

썰렁한 벽을 좀 나아지게 하려고 그림을 그리거나, 시멘트를 바르거나, 돈이 좀 있다면 타일, 벽돌 등을 붙여볼 수도 있겠지만, 아무리 상상을 해봐도 썰렁한 벽이 만든, 이 썰렁한 공간에, 현재의 썰렁한 예산으로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한국 사람들은 이 썰렁한 느낌을 ‘넓어 보이네’ 라고 받아들이는 긍정의 힘이 있긴 하지만, 그건 우리가 할 말은 아닌 것이고… 결국 가장 저렴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