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다방, 도봉구. 1980s

주소 : 서울 도봉구
만든 시기 : 1985년 (건축사용승인일자)
재료 :
사진찍은 날짜 : 2021-11-05

 

도봉산역까지 버스로 이동했다. 중간에 환승을 했는데 저상버스만 타다가 너무 오랜만에 높은 버스를 타니까 옛날 같고 시골가는 기분이 들었다. 고층빌딩은 보이지 않고 하늘이 더 많이 보였고, 내린 곳도 도봉산 등산로 입구라 서울 같지 않았다. 여행 온 기분이다.

다방을 갔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폐업한 곳도 많고, 장사가 잘 안 되는 곳은 관리가 안 돼서 차 마실 분위기가 안 된다. 겉은 다방인데 내용은 술집이거나 함바집 분위기의 다방도 있다. 오늘은 실패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문을 연다.

 

 

진짜 다방이다. 게다가 어항도 있다. 요즘엔 어항 있는 다방 찾기가 어렵다. 어항이 있어도 관리가 어려워 빈 어항에 조화를 채운다던지 누군가 만든 공예품들을 채워 장식한다.

 

“한 달에 4만 원 주고, 청소하고 관리해주는 사람이 와요. 관리하기 좀 힘드니까 다 없애버리더라고요. 방송국에서 우리 집에서 촬영하고 갔어요. 다른 데는 수족관이 없다고.”

쌍화차를 마시고 싶었지만, 쌍화차 재료가 없어서 생강차를 시켰다.

“우리 집에 오는 손님들은 이렇게 드리면 그냥 이대로 마시더라고 좀 저어야 돼. 밑에 가라앉았어. 대추차고 생강차고 드리면 사람들이 그냥 마셔, 그 다음에 보면 밑에 다 가라앉아 있어. 물만 마시고 가. 사람들이”

 

지금 이 골목에 노래방이 많거든요 그게 삼십 년 전에는 다 다방이었어요. 이 골목에 저기 노래방이 많아요. 30년전엔 그게 다 다방이었지.

 

Ⓙ다방이 많았던 이유가 있어요?

 

이 앞에 한신 아파트. 거기가 옛날에 미원 공장 또 삼양라면 공장이 있었대요. 그래서 이 골목이 쫙 다방 들어오고… 이제 다 노래방으로 되고 유일하게 이거 하나만 남은 거죠. 다방은.

 

 

여기 산에 온 거예요?

 

Ⓙ다방 찾아서 온 거예요. 그리고 다른 동네를 다니는 걸 좋아해요. 이렇게 생활이 있는 동네.

 

왜 다방을?

 

Ⓙ젊은 사람도 놀지만 어르신들도 놀잖아요. 그들의 놀이문화, 커뮤니티를 이루는 공간이 다방이잖아요. 이웃들이 모여서 차 마시고 얘기도 하고 이런 놀이문화에 관심이 있어서요.

 

시내에서 오신 분들이 그래, 친구 만나러 우리 집에 와서. ‘야 니네 동네는 참 좋은 동네다. 다방이 있어서.’ 다방이 있는 동네가 부럽대. 그러니까 노인분들이 어디 갈 데가 없고 이제는 노인분들이 많아지잖아요, 갈 데가 없어요.

 

Ⓙ젊은 사람들도, 이런 공간 찾아다니는 거 좋아하는 친구들도 많아졌거든요.

 

엊그저께도 우리 집에 30대 남자손님이 와서 어떻게 오셨어요. 그러니까 “나 이런 데 잘 다녀요” 그러더라고요. 옛날에는 안에서 담배 피웠잖아요. 그러면 30대 선생님들 여자 교사분들이 많이 왔어. 우리 집에 와서. 담배 피우려고.

 

Ⓙ선생님들이요?? (뭐지 이 배신감…)

 

여자 선생님들, 교회다니는 다니는 사람들, 아줌마들도 많이 왔는데 담배를 못 피우게 하니까 여자 손님들이 잘 안 와요. 오늘 처음 오니까 신기한 거야, 맨날 할아버지들만 오지. 신기해가지고 배고픈 걸 잊어버렸네. 맨날 할아버지만. 상대하다가. 되게 젊어지는 기분이네. 너무 너무 오늘, 아주 기분 좋은 날이야.

 

Ⓙ하하하 고맙습니다.

 

 

Ⓙ걸어오는데 공기도 좋고, 건물들도 다 낮으니까 하늘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지속적으로 쓸고 닦고 하면서 쓰는 거. 그게 쌓인 그 풍경들이 좋은 것 같아요.

 

옛날 고대로를 좋아해 제가. 이 의자도 한 40년 된 의자고…

그래 가지고 이번에 드라마 촬영하는데 이제 그냥 테이프 붙였다 떼서 지저분데 이걸 닦을까요? 하니 그냥 놔두래요. 오래된 수족관까지 여기 녹났잖아요. 이거 다 닦을까요. 그대로 다 놔두라 그래요. 요 자리에서 촬영했어요.
이제 내년 1월달에 tvn 방송국에서 ‘스물다섯 스물하나’라고 드라마 한 대요.

 

Ⓙ사장님 그러면 이 소파들도 40년 된 거예요?

 

그렇죠 처음에 다방 생길 때부터 있던, 제가 20년 있으면서 한 번도 안 바꿨으니까.

 

Ⓙ 20년 전에는 그러면 사장님 말고도 다른 직원분들도 같이 있었겠네요.

 

많이 바뀌었죠. 그때는 아가씨라고 그랬었어. 그 아가씨들이 나하고 같이 일하다가. 다 그만두고 나만 혼자 남아 있는 거죠. 그랬다가 인수한 거죠 이거를. 인수한 뒤 지 16년 됐지 이제.

 

Ⓙ아하…원래 여기서 일을 하시다가. 오호… 직원으로 있다가 사장님 되신 거네요.

 

근데 사람이 마음에 와닿는 사람이 확실히 있기는 있어. 옛날에 시내에서 들어온 아줌마 아저씨들이 되게 신기하게 생각한 거. 그런데 막. 사진 좀 찍어드릴까요 인터넷에 올려도 될까요. 다방 피알해 준대요. 하지 말라고 내가 그랬어요. 사진도 못 찍게 하고.

그랬는데 오늘 내가 이렇게 아무 생각없이 허락을 해 준 거 보니까, 마음에 와닿는 인연이 있나 봐요.

 

Ⓙ영광입니다. 고맙습니다.

 

 

Ⓙ이거 칸막이도 진짜 예쁜데. 이런 돌들은 어디서 난 거에요?

 

내가 인수 받을 때 주인이 준 거고. 나는 원래 아기자기한 성격이 아니에요. 있는 거 그대로 물려받아서 쓸고 닦고 그렇게 가꾸는 편이지 내가 막 아기자기하게 그런 거 못해. 성격이. 진짜 오래되니까, 방송국에서 이런 것 때문에 우리 가게 사진 찍은 거지. 아가씨가 두 번째예요. 첨에 방송국에서도 여기저기 막 다 찍었어 이 사진을.

지금도 가끔 시골이나 어디에서 서울에 올라와서 차 마신다고 오면 시골은 다 손님이 많은데 서울은 왜 이렇게 손님이 없냐고. 한가하냐고 물어보더라고 시골은 아직도 엄청 바쁘대요. 그런데 서울은 이렇게 왜 이렇게 텅 비어 있냐고 물어보고. 시골은 안 가봤어요. 요즘?

 

Ⓙ시골. 시골도 그렇게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다방에 손님이 많대요.

 

Ⓙ광주는 어르신들이 와가지고 바둑 그래서 완전히 다방이 그냥 바둑 기원처럼 돼 있거나 아니면 동네에 어르신들 모여가지고 화투치시기도 하고. 그런 데는 사람이 많아요. 근데 이렇게 차만 데는 사람이 엄청 많다 이런 느낌은 없었어요. 그리고 요즘에 코로나 때문에 코로나 때문에 다 못 모이고 이러니까 손님이 많이 끊겼다고…

 

나는 그런 걸 전혀 못하게 했어.  내가 서빙 일할 때 아가씨 생활할 때 저기서 막 화투치고, 나는 손님하고 여기 앉아서 차 마시고 있으면 손님들 반응이 아주 차갑더라고. 싫어해.

다방도 아니고. 무슨 기원도 아니고. 왜 이렇게 하느냐고 흉보는 거예요. 그래서 내가 이걸 인수했을 때 나는 그렇게 하지 말아야지 그래서 아예 못 하게해. 다방이면 다방.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불만이 많더라고 손님들이. 그래서 내가 아예 못하겠지 손님이 없어도. 그냥 여기는 차 마시는 데다.

 

Ⓙ광주는 약간 중심에 있는 다방은 그냥 다방만 하고 살짝 한 켠 들어간 다방에서는 바둑을 두고, 한 켠 더 들어가면 고스톱을 치시더라고요.

 

우리 집 같이 분위기 이런 데가 있어요?

 

Ⓙ네. 서울에는 은평구에 한 군데 어항이 있는 집을 봤어요.

 

지금 다방이 칸막이를 높게 해 가지고. 외국 애들 많이 데려다 놓고 장사를 많이 한다던데. 천정까지 다 칸막이를 높이 해 놓고 장사한다더라고

 

Ⓙ아 그래요? 제가 모든 다방을 다 가본 건 아니라. 그런 데는 술도 파는 데 아니에요? 전 술 파는 데는 안 가서. 아예 대놓고 맥주 막 이렇게 써놓는 데가 있어요. 그런 다방은 안 가요.

Ⓙ옛날에 한번은 여행 갔다가 다방을 들어갔는데 진짜 어린 애들이.. 그때 되게 쌀쌀했거든요 짧은 반바지를 입고 모여 앉아서 화장하고 있는 거 보고, ‘잘 못 왔다’ 싶어서 빨리 마시고 나온 적 있어요.

 

우리 집에 촬영 온 사람이 저 수원까지 갔다 왔더라고 다방 찾아서. 지금은 다방이 다 그렇게 칸막이 높게 해놓고 그래서 이런 다방을 찾으러 엄청 헤매고 다녔대. 그런데 어느 분이 우리 다방을 소개를 해줬나 봐요. 그래서 찾아왔더라고. 이렇게 해놓고 장사하는 데가 별로 없는가봐.,

 

Ⓙ어. 별로 없어요 진짜. 저도 몇 군데 가서 한 군데 건지고 그래요.

 

내가 원래 성격이 아까 이야기한 비슷한 성격이라 이거를 그냥 그대로 놔두고 하나도 손 안 대고 고대로라고

 

Ⓙ저 주황색벽도. 40년 전 그대로에요?

 

응 아크릴이라고 그러나.? 뭐 저것도 그대로. 지금 저기 다 떨어지는 거 있고 그래서 그거 못 박아놓고

 

 

Ⓙ저 조명도 예뻐요. 등이랑 카운터랑

 

저거 등? 네 옛날에 있던 거. 아 저거 틀리고. 저 그림, 오비맥주 카렌다. 저기가 그 계량기가 있어 뻥뚫어져 있어. 그걸 막으는 거야. 저걸 걷어내면. 계량기 여기 뻥 뚫려 있어.

 

Ⓙ잘 어울려요. 저 그림. 가게도 주인 닮아잖아요. 집도 그렇고, 다방 분위기하고 사장님하고 닮은 것 같아요.

 

그냥 수수해. 주인이 울긋불긋 옷 입고, 메니큐어 바르고 그런 사람들은 아기자기하게 꾸미고 화초도 키우고 그러는데 난 게을러 못 키워. 생화 갖다 놓으면 다 죽여.

이제 오늘 목표는 다 달성한 거예요?

 

Ⓙ 네. 고맙습니다, 사장님.

 

오랫만에 찾아온 젊은 여자 손님이라 그런건지 사장님은 진심으로 반가워해주시고, 같이 이야기 하는 걸 즐거워하셨다. 나와 통하는 부분을 발견하셨나보다. 덕분에 나까지 기분이 좋아져서 감사했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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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Jinza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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