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6일
집에서 나오는 길이어서 항상 지나게 되는 길, 어느 날 이 아이가 나타났다.
모서리에 맞춰 허리가 꺾여있고, 머리숱도 별로 없어서 불쌍해 보였는데 웃는 모습이 좋았다.
나 혼자 ‘모서리 귀신’이라고 이름 붙이고
집에서 나올 때 들어갈 때, 오가며 한 번도 빠짐없이 하이파이브를 하며 3개월정도 만나니 정이 들었다.
모서리 귀신과 하이파이브를 하려면 비슷한 자세를 취하거나
무릎을 많이 구부려 거의 쭈그려 앉은 자세로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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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1일
이 벽 너머로 새로운 커피숍이 생기면서 공사를 하더니
그나마도 불쌍한 애를… 이 지경이 되었다.
그래도 웃고 있는 것이 나를 위해 웃고 있는 것 같았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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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5일
잘 가~ 모서리 귀신, 그동안 즐거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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