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다방

 

청자다방. 2021-10-22 11: 50

 

청자다방은 어항에 물고기가 있다. 다른 다방들은 어항을 없애버렸거나 있다해도 물을 빼고 조화나 다른 장식품들을 채워놓았다. 어항으로 옆 테이블과 파티션이 되어있다.

점심시간인데 아직 손님은 없다. 점심시간 막판에 손님이 좀 들어올까?

아직은 텅 비어있고, tv소리만 가득하다.

 

 

물 한잔을 먼저 주셨고 나는 계란 뺀 쌍화차를 시켰다. 쌍화차와 함께 두루마리 화장지를 내어주시는 것이 특이했다. 냅킨 대신 두루말이 화장지.

달달한 쌍화차. 다방에서 쌍화차를 주로 시키는 것은 견과류라도 먹기 위해서. 그리고 쌍화차는 다방에서만 파니까. 다방음료들이 대부분 달아서 견과류 건져먹는 재미로 먹는다. 여기 쌍화차는 견과류가 많이 들어있다.

다방들이 대부분 수십년 운영을 해오다보니 오래된 물건들로 공간이 꽉 차있거나 먼지 때가 있다. 그런데 청자다방은 깨끗하다. 안 쓰는 선풍기와 난로들은 비닐을 씌워서 한 곳에 잘 정리해 놓으셨다. 심지어 흡연실에도 먼지가 하나 없다. 신기해서 손가락으로 훑어보기까지 했다.

아 흡연실! 흡연자에게 참 좋은 다방이다.

 

 

사장님은 조용하시다. 대화를 할 때 상대적으로 내 목소리가 더 커진다.

드디어 손님 한 분이 들어오셨다. 중절모를 쓰신 어르신 한 분. 어항을 사이에 두고 내 옆 테이블에 앉으셨다. tv를 향해 앉으셨다. 어항 때문에 어렴풋 뒷모습만 보인다.

 

TV 소리는 화이트노이즈, 다른 손님들이 대화하는 소리가 안 들린다.

테이블 높이가 높아서 노트북 놓고 작업하기에도 좋다.

 

 

12:23분 남자 손님 한 분 더 오심.

 

“천천히 식혀서 드셔, 뜨거우니까.”

 

이어서 여자 손님, 한분.

 

“연하게 탈까?”

“응 연하게 연하게.”

 

사장님은 오며가며 한 마디씩 건네신다.

 

“천천히 드셔 뜨거우니까 천천히.”

“아이 빨리 마셔버려야지“

“성질이 급해가지고 하하하”

 

 

 

옛날부터 있었던 다방이에요. 건물이 50년 되었어. 청자다방이라고 계속 있었던 거에요.

나는 운영한지 16년 정도 되었고. 아는 동생이 여기서 일을 했는데 집에서 놀다가 소개 받아서 시작했지. 전혀 안 해보다가 처음으로.

 

아가씨 3명 있었어요. 요즘엔 한 명 있는데 오늘은 쉬는 날.

(아가씨=직원)

 

손님 많아요. 장소가 좋아서 손님 많아요. 코로나 때문에 좀 없는 편이에요. 한가한 시간이 없어요. 단골손님들은 동네 사람들. 어르신들이 갈 데가 없으니까 직장 그만두고 차 한 잔 마시면서 놀다 가시고. 마을 동네 어르신.

손님들이 다양한 저기가 있어요. 아가씨나 주인을 보고 오는 손님, 매상을 올려주고 싶어서 오는 손님들, 자기네들끼리 계시는 분들도 있고. 그런데 좀 못 된 사람들이 술 먹고 와서 주사 부리고 그러면 싫지. 손님들이 보편적으로 점잖아.

젊은 애들도 많이 와요. 여성분들도 많이 와요.

 

메뉴가 여기는 여러 가지가 없고 쌍화차나 생강차 겨울되면 생강차 많이 팔려요. 쌍화차. 유자차도 많이 팔려요. 대추차 같은 거.

(다 잘 팔린다는 말 같은데요. ㅡ.ㅡ)

 

 

 

여기 있는 물건들 중에서 돼지가 제일 좋아. 쟤만 보면 신나. 스마일 돼지. 절에서 사왔어요. 웃고 있어. 여자든 남자든 웃는 모습이 좋지.

매상 많이 올리는 날이 제일 신나지 뭐 하하.

 

잘 몰라요. 다른 다방을 잘 몰라요. 손님들 와서 이야기 하는 거 보면 내가 생각할 때 고지식해서 용납을 못하는데 매상 올리려고 술을 파나봐. 아가씨들이나 주인이나 매상 올리려고 그런거 싫어. 술을 안 팔고 차만 팔아도 손님이 많으니까.

 

공간이 환해야 되지. 여기는 문이 양쪽에 있어서 (지하라도) 냄새도 안 나고. 여기 아가씨가 깔끔해. 청소 잘해. 나도 그런 거 못 보고.

 

 

 

손님들 있는데도 시간내서 질문에 응해 주셔서 참 감사합니다. 청자다방 사장님 만세!

일부 사진은 2018년에 찍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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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Jinza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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