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접실다방

외롭고 고독한 금요일, 조선옥에서 점심을 먹고 근처 응접실다방으로 향했다. 이 곳도 곧 재개발이 예정되어있다.

 

 

이 잔에다 드시기가 뭐하면 딴 잔에다 주까?

Ⓙ 아뇨 저 옛날 잔이 좋아요. 요즘에 다른 데 가방 가면 이 잔이  잘 없어요.

없어요 이거. 옛날에 나온거라서.

요즘에는 여자분들이 쌍화차를 잘 드시더라고요, 어제도 여자분들이 오셔가지고 드시고 가셨거든요. 요즘에는 젊은 사람들이 몸 생각하느라고 많이 저기를 해요.

우리는 이게 다 모든 게 다 손수 해 가지고 하거든. 대추 같은 것도 내가 큰 거 알맹이 좋은 걸로 사다가 그거 다 씻어서 발라서 내가 썰어서 이거를 하거든.

Ⓙ 건져 먹는 재미가 있어요. 쌍화차는. 딴 거는 아무 데서도 다 먹을 수 있잖아요.

 

쌍화차가 담긴 사진을 찍었어야 했는데 이미 다 먹고 나서 생각 남. 

 

 

 

Ⓙ 오~이거 다락이에요?

창고, 다락. 그러니까 옛날에 여기가 학고방이 있었나 봐.

Ⓙ 여기 되게 아담하고 좋네요, 되게 환하고 기분 좋아요.

사람들이 밖에서는 보고 별로라 그러는데 들어와서 보면은 아담하단 소리 많이 해요. 그래도 옛날에 우리 아가씨들이 있을 적에는 저기 했는데. 우리 아가씨들 여기서 세 명씩 있었는데.

Ⓙ 배달 엄청 많이 했겠다. 가게들 많아가지고.

그런데 지금은 이제 재개발하느라고 다 죽어서 그러지.

Ⓙ 아 여기 재개발 여기까지 다 돼요?

지금 여기까지 치고 들어왔잖아. 여기 안성집 있는 데까지 치고 들어왔으니까 지금 저기저 쪽에는 지금 아파트가 올라가고 있잖아요. 그런데 이제 여기가 올해 말에서 내년 초정도면 다 나가요. 저쪽 이쪽. 우리 저기 안성집 있는 데까지. 그러면 바로 여기까지 같이 친다는 말이 있어.
1차 서류들은 다 들어갔거든요. 보상 문제로 서류 넣으라고 그래서 다 넣은 거지.

Ⓙ 여기 없어지면 서울의 명물이 없어지는 것 같아서

그렇죠 그런 것도 있지. 그런데 어쩔 수가 없어요. 여기는 이제 해야 돼. 왜냐하면 너무 이제 그런 데다가 여기는 해야 되는 게 또 왜냐하면 이렇게 땅들이 이렇게 큰 덩어리가 아니고 쪼금 쪼금 있어가지고 이렇게 개인으로 올라간다고 그래도 그게 잘 단합이 안 될 거 아니에요.

Ⓙ 사장님 그러면은 딴 데 이사 가셔서도 다방 하실 거예요?

저는 여기서 이제 하고 안 하려고 그래요. 나이도 있고 그래서 접으려고 하는데 사람들이 그러는 거야. 나보고 어떻게 그렇게 좋은 저기를 두고 또 안 할 수 있냐고. 딴 데 가서 하라고 사람들이 그러는데 안 하고 싶어요.

요즘에는 그리고 보면은 이렇게 스타빡스 뭐 이런 게 많이 나와서 그런 것도 있지만 또 나이 드신 분들은 요즘에 어디 갈 데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또 이런 것도 할 수도 있는데. 이제 나도 하고 하면은 그 스탑..

Ⓙ 스타벅스

스타박스 같은 거. 그런 거 하고 싶은데. 아니 안 하고 싶어. (자아분열 ㅋ…)

Ⓙ 사장님 스타벅스 같은 커피숍. 너무 많아요.

너무 많은데. 이제 딱 그런 식으로 따라가지 말고 그냥 이렇게 나이 드신 분들도 먹기 좋게 이렇게 해가지고 그러니까 이제 그러면 다방식으로도 이제. 예를 들어서 프림 커피 같은 것도 좀 이렇게 좀 맛있게 이렇게 해놓고 이런 스타빡스가 아니고 커피값도 조금 저렴하고 그러면 괜찮지. 좀 나이 드신 분들을 저기 하기 위해서, 그런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해서 젊은 사람들이 꼭 안 오는 게 아니더라고. 한 번 와보면 젊은 사람들이 더 와요.

 

‘스타벅스’를 ‘스타빡스’라 하시는 사장님. 을지로 재개발을 계기로 28년을 일해온 공간을 떠난다. 스타빡스같은 새로운 공간을 상상하다가도 ‘아니 안 하고 싶어.’ 본인 스스로에게 선언한다.

 

Ⓙ 저 보온통 아직도 가지고 계시네요.

네, 지금은 저게 안 나와요. 그러니까요 지금 돈 주고도 저거 못 사.

Ⓙ 맞아요. 이 쌍화찻잔도 그렇고

이제 커피잔도 이렇게 조그만 거 있잖아요. 이제 우리가 살라 그러면 거기 도자기에다가 연락을 해야 되거든요. 근데 안 해. 지금은 이제 이걸로 끝이야. 보통 커피잔 배달잔 한 100개씩 이렇게 사버려요. 왜냐하면 깨지다 보면 짝자기가 되니까. 그래서 내가 그냥 맞춰서 쓰고 그랬는데.

 

 

 

Ⓙ 되게 깔끔하세요. 에어컨도 다 싸놓으셨어 신문지로.

신문지로 싸놔야죠. 전자제품은 신문으로 딱, 여름에쓰고 저기 망 싹 닦아가지고 청소해가지고 씌워놓으면 오래 써요.

우리 저거 냉장고 저기 옛날 싱싱 냉장고잖아. 한 10년 됐나봐… 금성 냉장고. 그런데 지금도 저렇게 꽝꽝 잘 얼어. 저게 옛날에 저기 미도파에서 산 거예요. 저 명동 미도파에서 처음 나왔을 때 최고 비쌀 때.  근데 저거를 왜 못 버리냐면… 우리는 얼음을 안 사 써요. 이 정수기 물 받아가지고 얼려서 쓰거든, 얼음이 잘 어는 거야. 저녁에 아무리 저기 해도 저녁에 저기 빵빵하게 넣어놓고 가도 아침에 오면 꽁꽁 얼어.

Ⓙ 여기 몇 시에 열어요?

제가 아침에 여기 나오면 7시정도. 그때부터 손님들이 와요. 아침에 내가 이제 와서 준비하다보면 벌써 물 끓이기 전에 배달이 들어오지.

Ⓙ 출근하시자마자 다들

응, 출근할 때마다 먹으니까. 그리고 이제 점심시간에 .이제 이 시간에 좀 왔다 갔다 하다가 오늘은 점심이 좀 더 일찍 끝났지.

Ⓙ 저는 이해가 잘 안 되는 게, 그냥 사무실에서 믹스 타먹어도 되는데

여기는 사무실이 아니라. 수도들이 없어. 길가 쪽에는 수도들이 있는데. 화장실들도 이런 데가 없잖아. 공장지대니까, 손 작업이 많으니까 손님 오면 그냥 시키고.

근데 이제 이렇게 공장지대가 많다는 거는 여기밖에 없는 거지 지금. 여기 없어지면 별로 없을 거야, 이제. 이건 다 뭉쳐 있어야 되거든. 뭐를 하나 사면은 이거 저거 작업이 다 되는 거지. 예를 들어서 저기서 쇠덩어리를 하나 깎으면, 여기서 용접해서 쳐서 이게 완전 제품은 나가잖아. 근데 다른 데 가면은 있는 데 있고 없는 데 있잖아요. 그러면 여기는 모든 게 왔다 갔다 하면 다 완전 제품이 돼버리잖아.

그러니까 이제 이것도 그러니까 정부에서 잘못한 게 뭐가 잘못했냐면 옛날에 장기동으로 갔을 적에 거기다가 예를 들어서 아래층하고 지하는 공장지대로 딱 하고 2층은 사무실용으로 딱 했으면 여기 사람들이 다 나갔어. 그럼 다 한꺼번에 모이니까. 근데 다 고급 무슨 사무실로 해놓으니까는.기계가 들어가서 꽝꽝 울리면 다 쓰러질 텐데 그게 어디 들어가서 그 꽝꽝 울리냐고. 그게 다 기계를 묻어야 되고 그러는데. 한마디로 말해서 그러니까 그런 상황을 보고 제대로 공장 지대로 했으면 아마 여기 사람들이 아무 소리 안 하고 바로 떠났지. 그런데 이제 지금은 무조건 내가 내쫓히니까 오도 갈 데가 없잖아. 근데다가 자기네들은 지금 영업 보상을 지금 조금씩 해 주려고 그러니까 그거 가지고 어디로 가냐고 그러니까 사람들이 이제 위원장을 만들고 이렇게 해서 저기를 하지

여기 오면 안 되는 게 없거든. 다 고치거든

을지로 이게 개발이 된단 말이 없었으면 나는 벌써 접었을 거야. 근데 이제 개발이 된다 된다 하다 보니까 이제 1년가 2년가 그러다 보니까 그냥

Ⓙ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게 더 재밌지 않으세요.

그러니까 지금은 내가 돈을 벌겠다 하면은 못 하는 거고. 내가 운동 삼아 그냥 왔다 갔다 그런 저기를 하는데

 

 

배달 커피잔은 기본적으로 작다. 커피잔을 집어서 건네는 것이 아니라 접시 위에 커피잔을 올리고 접시를 잡아 건네기 때문에 접시가 작으면 불편하다. 때문에 커피잔과 세트가 아니지만 큰 접시를 사용하심.

 

 

 

Ⓙ 사장님. 다방 이름은 누가 지으신 거예요.

그전에 있던 거예요. 그대로 인수받아서.

Ⓙ 그러면 그전에 사장님이 28년, 그전에… 완전 옛날부터 있었던 거네요.

네. 그전에는 여기가 저기 찻집이었었어요.

 

Ⓙ 찻집이랑 다방이랑 달라요?

틀리지 찻집은 술 같은 거를 팔 수 있고, 배달은 밖으로 나갈 수가 없지.

Ⓙ 신기하네

그러니까 이런 거를 안 해보는 사람들은 그걸 이해를 못하죠.

찻집이 되는 거는 이 차를 팔게만 돼 있지 외부로는 못 나가게 돼 있어, 술 같은 거는 안에서 또 팔 수도 있고.
그런데 이제 커피나 다방이나 이 커피숍 같은 데는 밖으로 나갈 수가 있고
그래서 이게 옛날에 찻집이 돼 있었는데 배달을 하니까 자꾸 옆에서 신고가 들어가서 이걸 다방으로 바꾼 거야 이 상호를.
그전에는 그런데 지금 같은 경우에 허가 안 나와요, 지금은 모든 시설이 다 돼 있어야 돼.
이거는 옛날부터 있었기 때문에 지금은 이제 어떻게 할 수가 없지. 이것도 폐업시키면 이 자리에는 다방이 저기가 안 돼. 이 모든 게 돼 있어야 돼요. 화장실도 있어야 되고

 

Ⓙ 오늘 재미있는 얘기 많이 들었네요. 감사합니다.

 

 

 

근처 반도커피숍에 다시 들러볼까했는데 보이지 않는다. 주변 가게에 물어보니 폐업.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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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Jinza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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